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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아도르노(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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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아도르노(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5

세화주 2016. 2. 17. 15:10

3. 총체적으로 관리되는 사회 - 도구적 이성의 동일성 원리

 

3) 동일성 원리의 실현

 

■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에 대한 비판, 특히 도구적 이성이라는 개념은 이렇듯 베버의 합리화론이라는 서구 사회에 대한 비관적 진단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음

 

■ 하버마스에 따르면  근대 사회의 목적 합리성 행위 속에서 관철되는 베버의 형식적 합리성이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에 있어서는 전체 문명사에 걸쳐 작동하는 도구적 이성으로 설정되고 있는 셈

 

■ 다시 말해 이들은 베버의 테제를 이중적으로 일반화시키는데, 시간적으로는 인류역사전체로,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주체의 지배논리로 소급시킴으로써 도구적 이성 개념을 확장

 

■ 여기서 더 나아가 아도르노는 도구적 이성의 메커니즘이 주체의 자기보존이라는 절대명령에 봉사하는 이른바 '동일화 시키는 사고'라고 규정

 

■ 즉, 도구적 이성의 기저에 깔려 있는 정신적 원리가 바로 동일성 원리

 

■ 동일성 원리란 주체가 대상을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 서로 다른 대상들을 주체가 가지고 있는 동일한 하나의 형식으로 강제하는 지배 원리

 

■ 동일성 원리를 통해서, 한편으로 주체는 대상들의 고유성과 차이를 무시하여 대상을 계산 가능하고 대체 가능한 것으로서 파악하고자 하며, 다른 한편으로 주체의 주관적 혀익을 대상에 부과함으로써 대상으로 하여금 주체의 형식에 따르도록 강제

 

■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이러한 동일성 원리가 계몽의 전 과정에서, 다시 말해 외적 자연의 지배와 사회적 지배, 그리고 인간 자신의 내면에 대한 지배 가운데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

 

■ 외적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동일성 사고는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 이는 무엇보다도 주체가 가지고 있는 개념적 도식 속에 대상을 포섭한 후 그것을 파악했다고 믿는 사고방식에서 드러남

- 외적 대상을 인식할 때 우리는 실상 인간의 사고가 만들어 높은 개념적 도구를 이용

- 예를 들어 우리는 앞집의 누령이와 뒷집의 진돗개, 우리 집의 치와와를 전부 '개'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포섭하고는 그것을 인식했다고 믿음

- 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대상을 추상적인 개념 속에서 파악하는 방식은 사실상 대상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개별성을 무시하고 비동일적인 것을 동일성 속에 포섭시킴으로써 가능한 것

- 따라서 이러한 개념적 사유는 서로 다른 타자를 개념가 동일한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보편적이라는 이름하에 특수를 말살시킴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교환의 법칙(비교우위의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교환하는 법칙)을 에롤 들어보자

-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두 상품의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은 구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 시간의 양과 선풍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 시간의 양이 서로 같기 때문

- 말하자면 구두를 만들어내는 데 평규넉으로 10시간이 소요된다면, 선풍기를 만들어내는 데도 동일한 10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

- 따라서 선풍기와 구두라는 각각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노동의 질적 차이는 무시한 채 추상적인 노동 시간의 양을 계산하고 그 양의 등가성에 근거하여 두 상품 사이의 교환관계가 설립

 

4) 문화산업 대중을 포섭하다.

 

■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아도르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도구적 이성에 의해 총제적으로 관리되는 사회라고 규정

 

■ 여기에서 관리라는 개념은 도구적 이성에 의해 보편자의 이름으로 개별자를 통제하는 지배 형태를 의미

 

■ 효율성을 위한 철저한 관리는 인간을 기능으로 전락시키고 개인의 자율성과 비판적 반성을 없애버리는데, 따라서 관리란 비판적 이성이 파괴된 결과 나타난 권력, 지배 및 통제의 양식이라고 할 수 있음

 

■ 결국 총제적으로 관리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전체주의적 사회 질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아도르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잠재적으로 전체주의적이라고 보고 있음

 

■ 그런데 잠재적인 전체주의로서 후기 자본주의 사회가 대중의 거센 저항과 반발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 그것은 도구적 이성의 원리가 인간 존재의 정신과 내면에 이르기까지 철두철미하게 관철되고 있기 때문ㅇ

-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오늘날 대중매체에 의해 생산되고 유포되는 대중문화와 대중예술이 인간의 정신 속에 동일성 원리를 실현시키는 수단

 

■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의 대중문화를 지칭하기 위해, 대중문화라는 말 대신에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고안

 

■ 그 이유는 대중문화라는 표현을 쓸 경우, 대중 스스로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겨난 문화라거나 대중의 꿈과 희망을 대변하는 문화라는 긍정적인 뉘앙스를 가질 수 있음을 염려했기 때문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