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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겔의 위대한 실험]오늘 하루도 행복하셨습니까?

세화주 2016. 9. 18. 10:57

 

 

[얀 겔의 위대한 실험을 보고]

 

나는 오늘도 이 테헤란로를 걸어 출근과 퇴근을 반복한다.

 


 그 공간을 메우는 수 많은 빌딩, 네온사인, 자동차 그리고 시끄러운 경적소리들. 이 모든 것들은 내 하루의 노곤함을 풀어주기 보다 불안과 스트레스만 더 줄뿐이다. 퇴근길. 골목이 아닌 어두운 복도를 지나 벌집과 같은 아파트로 들어간다.

 


 도시를 주제로 한 영화 ‘얀 겔의 위대한 실험’은 이러한 하루를 영위해 가는 나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선물한다. 답답함, 시원함, 책임감 등.

 


 영화의 첫 시작에서 보여주는 도시의 모습은 너무 차갑고, 어두우며 그렇지만 방대하다. 마치 영화 베트맨의 고담시 같다. 영화 속 초거대도시에서 인간들의 삶을 메우는 요소는 보행자보다 자동차를 위한 거리와 인프라, 사람보다 자동차 소리가 더 큰 도시, 깨끗하게 정비되어 보이지만 매우 단조롭고 황량하며 지루한 도시, 시민이 모일 수 있는 공공공간이 부족한 도시의 모습이다. 마치 내가 출퇴근을 반복하는 테헤란로의 거리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도시를 살아가는 내가 왜 그렇게 답답함을 느꼈는지 알 것 같다.

 


 이러한 도시의 삶으로 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해준 도시가 두 곳이 있다. 한국의 군산과 일본의 오타루라는 도시이다. 두 곳 모두 Human scale의 건물들, 자동차보다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거리, 골목에 들어설 때 마다 발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해방감을 선물한다.

 


 그리고 동경 시부야의 신호등 소리는 보행자에게 주의, 경계, 재촉하는 것으로 들렸다. 하지만 오타루의 신호등 소리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소리로 들렸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자동차가 많지 않은 이 도시에서 가장 정겨웠으며,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이 영화의 1장 ‘처음에 인간이 도시를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도시가 인간을 만든다.’라는 글귀에 매우 큰 공감을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져본다. 경제성자과 사회복지라는 효율성과 형평성이 힘을 겨루고, 행정적 합리주의처럼 시민보다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도시를 보며, 나는 앞으로 어떤 책임감을 갖고 연구를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본다.